컬쳐

실내 테니스장 VS 야외 테니스장

경쾌한 타구음. 라켓에 테니스공이 맞을 때 발생하는 팡! 터지는 소리는 테니스를 한 번도 쳐보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짜릿한 쾌감을 선사할 만큼 매력적이다. 이 경쾌한 타구음은 경기 장소에 따라 많은 영향을 받는다.

사방이 막혀있는 실내 코트에서는 야외 코트에 비해 라켓에 공이 맞는 소리가 더 크게 전달된다. 실내 코트를 처음 경험한 초심자들은 평소보다 크게 울리는 타구 소리로 평소보다 실력이 향상된 느낌을 갖게되며, 테니스에 더욱 큰 매력을 느끼게 된다. 이밖에도 실내와 야외 테니스장에는 몇 가지 구별되는 특징들이 있는데 가장 큰 차이는 경기 템포다.

테니스 공은 바람이나 기온, 습도와 같은 기후에 굉장히 큰 영향을 받기 때문에 야외에서는 공의 바운드와 속도가 불규칙하다. 반면에 실내 테니스장에서는 바람이 불지 않고, 온도와 습도도 일정한 환경이 제공되기 때문에 선수들이 외부 요인에 휘둘리지 않고 온전히 자신의 기량을 뽐낼 수 있다. 이는 심리적으로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어주어 더욱 강하고, 자신있는 플레이를 가능하게 하고 결과적으로 전체적인 경기 템포가 빨라지게 된다.

그렇다면, 선수들의 경기에서 실내, 실외 경기 여부가 중요한가?
상대보다 훨씬 더 뛰어난 기량을 갖고 있다면 환경에 상관없이 상대를 이길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서로의 실력차이가 매우 작거나, 서로의 플레이 스타일상 한 쪽은 공격형, 다른 쪽은 수비형으로 상성이 맞지 않는다면 환경적 요인이 크게 작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서 키가 크고 서브가 강력한 공격형 선수들에게는 실내 코트가 유리할 수 있다. 기후가 통제된 평온한 환경에서 토스와 샷이 더욱 빠르고 정확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빠른 발을 무기로 안정적인 랠리를 선호하는 수비형 선수들의 경우에는 오히려 야외 코트를 선호할 수 있다. 바람이 많이 불거나 바운드가 불규칙적인 환경에서는 선수들이 무리하게 공격하기 보단 비교적 안정적으로 상대에게 넘겨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경기 중 발생하는 우천중단이나 강한바람 등이 경기결과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경우 도 있다. 우리나라의 권순우 선수도 윔블던 경기에서 우천으로 경기가 2시간 가량 지연되었다가 결국에는 다음날로 경기가 연기된 적이 있다. 테니스 경기에서는 흐름이 매우 중요한데, 우천으로 인한 연기는 해당시점까지 경기를 지고 있던 선수에게는 흐름을 반전시키기 위한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2016년 열린 리우올림픽에서는 강풍으로인해 경기를 시작 조차 하지 못한 사례도 있었다. 선수들은 2시간 가량을 대기하다 결국 취소 통보를 받았고 경기는 다음날로 연기되었다.
4대 메이저 대회를 치르는 주최측에서는 이러한 날씨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메인 스타디움에 개폐식 지붕을 건설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경기장 내의 모든 코트에 지붕을 씌울수는 없는 노릇이라 개폐식 지붕이있는 메인코트를 제외한 나머지 코트에서는 비가 오면 다들 우산을 쓰고 기다리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