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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편의 영상이 만들어지기까지
누구나 영상을 만들고 업로드할 수 있다고 하지만,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다. <곽준빈의 세계기사식당>,
#1 낯선 경험을 전하는 일
Q. 언제부터 PD의 꿈을 꾸었나요?
중학생 때부터 관심 있었어요. 그 당시 <무한도전>이 굉장히 인기였고, 개인적으로는 일본 드라마를 좋아했어요. 해외에서 만들어진 드라마가 한국에 있는 평범한 중학생인 제게 영향을 미친다는 게 신기했죠. 그래서 저도 그런 콘텐츠를 만들고 싶었어요. 막상 대학은 방송과 무관한 학과로 진학하게 되어, 졸업 후 교사로 근무하면서 언론고시를 준비했어요.
Q. 교사를 하면서 언론고시를 준비하는 게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무려 4년이 걸려서 2021년에 EBS에 입사했어요. 대학에서 방송 관련 공부를 한 친구들과 다른 나만의 무기를 만들고자 시나리오를 쓰고, 콘텐츠를 만들어 보는 등의 준비를 한 게 도움이 되었던 것 같아요. 그렇게 어렵게 들어가서 조연출로 <보니하니>, <펭수>, <공감>, 최수종 선생님이 나오는 자연 다큐멘터리 <야생이다> 등 제작에 참여했어요. 그러다 <귀하신 몸>으로 입봉을 하고, 지난해부터 <곽준빈의 세계기사식당> 시즌 2를 맡게 되었어요.
Q. 프로그램 한 편을 만들 때, PD는 어떤 역할을 하나요?
EBS에서는 PD가 기획, 섭외부터 촬영 진행, 편집할 때 폰트 선택, 음악 선곡까지, 한 편의 영상을 만드는 모든 과정에 참여해요. ‘무사히’ 그리고 ‘잘’ 영상을 완성하는 역할이죠. 편집 같은 물리적인 일도 힘들지만, 가장 어려운 건 촬영 현장을 원활하게 돌아가게 만드는 일 같아요. 스텝들의 고충을 먼저 알아주고 해결해야 하고, 인터뷰이 관리도 해야 하죠. 육체적으로 힘든 것보다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받는 게 많은 것 같아요.
Q. 그럼에도 이 일을 계속하게 되는 나만의 원동력이 있나요?
힘든 부분도 있지만 제작 과정 자체가 굉장히 재밌어요. 제가 PD가 아니었다면 갈 수 없던 장소, 만날 수 없던 사람들을 경험할 수 있으니까요. 무엇보다 제가 만든 영상을 누군가 보고 도움을 얻거나, 재미를 느낀다는 점 자체가 보람 있어요.
#2 나의 이야기를 콘텐츠로
Q. 매번 새로운 영상을 만드는 일을 하고 있어요. 어디에서 아이디어를 얻나요?
일단 요즘 유행과 트렌드를 최대한 많이 얻으려 해요. 인스타그램 같은 소셜미디어는 물론, 잡지도 챙겨 보면서 사람들의 관심사를 파악하죠. 그 외에도 책, 영화, 드라마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찾아 보며 인풋의 양 자체를 늘려요. 그걸 반복하다 보면 어느 순간 아이디어가 떠올라요.
Q. 요즘 영상을 만들고자 하는 사람이 많잖아요. 영상을 기획하는 팁을 하나 준다면?
결국 모든 콘텐츠는 자기 이야기를 해야 진정성이 생기고, 만드는 본인도 재밌는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나탈리 골드버그의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라는 책에서 영향을 많이 받았어요. 제법 두꺼운 책인데 결국 그 책은 ‘정말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알라’라는 말을 전하고 있어요. 나의 이야기를 찾는 게 가장 우선되어야 해요. 물론 영상은 누군가에게 보여주는 거니까, 내가 활용할 플랫폼의 주요 시청자를 파악하긴 해야 겠죠.
Q. 요즘의 영상 트렌드는 어떻게 흘러가고 있나요?
매년 방송실태조사를 하는데, 2025년 기점으로 숏폼 시장이 OTT 시장을 넘어섰어요. 실제로 숏드라마 시장이 13조 규모를 가지고 있다고 해요. 앞으로 더 짧은 영상을 많이 볼 것 같아요. 그렇다면 1시간 짜리 방송을 만드는 저 같은 PD들은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이 되죠. 그래서 제 경우엔 편집할 때 일명 ‘센 그림’을 앞부분에 배치해 시청자의 눈을 사로잡으려는 노력을 해요.
#3 매일이 바빠도 마음만은 여유를
Q. 워낙 바쁜 직업인데, 나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이 있나요?
러닝으로 심신을 다스리는 편이에요. 회사 앞에 일산호수공원이 있어 자주 나가 달려요. 뛰고 나면 복잡했던 머릿속이 한결 가벼워져요. 그럼에도 풀리지 않을 때면 ‘그럴 수도 있지’라고 되뇌어요. ‘각자 지옥이 있다’는 말이 있잖아요. 나만 힘든 게 아니라 다른 사람도 어려운 지점이 있는 거죠. 그래서 함께 일하는 팀원들의 일을 먼저 나서서 도와주려 해요.
Q. 평소 빈티지숍도 많이 다닐 정도로 패션에 관심이 많다고 들었어요. 어떤 스타일을 선호하나요?
시티보이룩. PD라는 일이 언제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르기에 평소 긴장도 많이하고, 조바심도 많이 내게 되어요. 그러다 보니 옷만은 편하게 입고 싶어요. 한 사이즈 더 큰 것을 선택해 여유 있는 핏으로 입어요. 삶이 좀 ‘칠chill’하면 좋겠다고 생각해요(웃음).
Q. 앞으로 만들고 싶은 영상이 있나요?
제가 만든 이야기를 영상화하고 싶어, 개인적으로 시나리오를 쓰고 있어요. 그게 꼭 영화란 형태가 아니더라도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휴먼다큐를 좋아해서, 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영상으로 만들고 싶어요.
INTERVIEWEE PICK’S 손우열의 휠라 스타일링
“오버핏으로 입는 걸 선호해서 외투 사이즈를 한 치수 큰 것으로 선택했어요. 점퍼 아랫단에 조일 수 있는 부분이 있어 지나치게 부해보이지도 않아요. 외투와의 조화를 고려해 운동화 컬러를 선택했어요. 휠라에서 가장 인기 있는 제품이라, 신어보고 싶었는데 평소 좋아하는 시티보이룩에 잘 어울리는 듯해요.”